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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9 ~ 2019.10.23 4박 5일간 둘째 딸을 데리고 중국 북경 (베이징)에 갔다 왔다.

 

중학생 딸과 함께 단 둘이 가는 여행인지라 여러가지 신경 쓰이는 것들이 있었다.

 

  • 호텔은 중심가에 있어야 하고 가급적 깨끗해야 한다. 중간에 뭘 먹으러 나가거나 산책하러 가기 용이한 위치여야 한다.
  • 중국 음식 (한국식 중국음식이 아니라 정통 중국음식)을 못 먹을 가능성이 높아서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 즉흥적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잘 준비해야 한다. 실망시켜서는 안된다.

 

아빠랑 둘이 여행을 간다고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딸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 여러가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북경에 회사일로 갔다 왔었던 적이 있어서 그동안 북경에서 좋았던 장소와 음식점들을 일정에 포함시켰고, 딸이 좋아할 만한 곳도 일정에 포함시켰다.

첫째날은 왕푸징 중심가에 호텔을 잡고 천안문 -> 자금성 -> 경산공원 -> 난뤄구샹 -> 왕푸징으로 이동하는 일정을 잡았다. 다소 무리가 될 수도 있어서 힘들면 난뤄구샹은 제외하려고 했다.

 

아침 9시 김포에서 북경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출발하였다. 정시에 출발하였고 베이징 수도 공항에 도착한 것은 11시 조금 안되는 시간이였다.

1시간 30분 조금 더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기내식이 나온다. 이것보다 더 짧은 대한항공 천진 코스는 기내식 대신 간단한 샌드위치가 나오는 것에 비해서는 괜찮은 편이다. 기내식도 나름 먹을만 했고 딸아이도 닭고기랑 밥을 잘 먹었다. 나름 훠궈도 먹고 우육면도 먹겠다며 딸아이는 의욕이 넘치지만 걱정이 된다. 내가 처음 훠궈를 먹었을 때의 그 당황스러움을 견딜수 있을지. ㅎㅎ

베이징 공항에서 왕푸징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고속철도를 이용하기로 했다. 택시를 타는 방법도 있고, 왕푸징까지 가는 10번 공항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방법이 좀더 안전하고 빠를거라고 생각해서 선택한 것인데 타고 나서는 꽤 후회했다. 동쯔먼 역에 내려서 환승을 하고 왕푸징까지 가는데 지하철 계단이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에스컬레이터가 거의 없어서 캐리어를 들고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해야 했고 이때 사실 조금 지칠수 밖에 없었다.

그냥 택시를 탔어야 했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왕푸징까지 한번에 가는 공항 버스를 탔어야 했다.

그래도 첫날이라 희망에 가득차 있고 의욕도 있고 힘도 넘쳐서 아주 힘들다고 느끼지는 못했지만 모든 여행 일정을 마치고 다시 공항으로 되돌아갈 때는 지하철의 계단을 캐리어를 들고 올라가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다시 생각해도 그 때 택시를 탔어야 했다.!!!

자금성은 한국에서 사전에 예약을 하고 갔다. 미리 예약을 하면 가격도 현장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싸고 무엇보다도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지 않아도 되어서 시간 절약도 할 수 있다. 게다가 입장할 수 있는 표가 제한되어 있다 보니 한국에서 미리 구매해서 가는 것은 필수이다.

자금성 예매는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여러곳이 나온다. 마이리얼트림, 쿨쇼트립 등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난 KLOOK을 이용하였다. 이유는 단 한가지, 가장 저렴했다.

 

https://www.klook.com/ko/activity/5692-beijing-palace-museum-ticket-beijing/

 

6,500원이였고 입장하려는 날짜와 시간, 그리고 여권 번호를 입력한 후 결재를 하면 1시간 정도 후에 정상적으로 예약 되었다고 메일이 온다. 참고로 쿨쇼트립이 10,800원이고 현장 구입이 60 위안이니 큰 돈은 아니지만 굉장히 저렴하다.

예매는 특별히 티켓을 주는 것이 아니고 여권을 자금성 입장할 때 보여주면 번호가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들여보내 준다. 사실 자금성 들어갈때 바우처나 티켓 없이 들어간다는 게 꺼림직 했고, 혹시 입장할 때 거절당하지는 않을까 KLOOK 이라는 곳은 믿을 수 있는 곳인가 의심했지만 아무런 문제없이 들어갔다.

중국 곳곳에 아래 그림과 같은 사자상들이 있다. 건물에서도 대형마트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지켜준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토요일 오후라 사람이 많다. 단체관광객, 수학여행온 사람들, 우리처럼 자유여행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도 장소가 워낙 넓어서 인지 꽉차 보이지는 않는다. 크기만으로는 우리나라 경복궁의 10배 정도 된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 하다.

여행을 끝나고 돌아오면서 어디가 제일 좋았냐고 물어보니 딸의 대답이 천안문이 두번째로 좋았고 제일 좋았던 곳이 고북수진이라고 할 정도로 천안문이 인상이 깊었던 것 같다. TV에서 중국과 관련된 뉴스나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등장하는 천안문을 직접 보고 그 규모를 느끼게 되니 기억에 남는것 같다.

 

다음으로 자금성을 나와 경산공원으로 갔다. 자금성 출구에서 바로 길을 건너면 경산 공원에 갈수 있으나 길을 막아 놓았기 때문에 멀리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입장료는 2위안. 학생은 1위안이다. 별도로 학생 신분증을 보여줄 필요 없이 "student"!!! 라고 외치면 1원 깍아서 주는데 워낙 사람도 많고 정신이 없어서 친절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날씨가 좋지가 않다. 하늘이 완전 회색인데다 가시 거리도 좋지가 않아서 올라가도 잘 보이지 않을것 같아 살짝 걱정이 되긴 했으니 이왕 왔으니 가보기로 한다.

나름 힘들게 걸어 올라왔는데 자금성의 모습이 보이기는 하지만 선명하지는 않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들도 많아서 잠시 자금성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바로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공원을 보니 관리도 잘 되어 있고 깨끗한 편이며, 넓은 편이였다. 시간에 쫓기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날씨만 괜찮았다면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다음으로 간 곳은 난뤄구샹. 베이징의 서민 거리를 후퉁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많이 찾고 유명한 후퉁 중에 하나가 난뤄구샹이다. 이날 토요일 저녁때인지라 경산공원에서 난뤄구샹까지 가는 버스도 상당히 오래 걸렸고 사람들도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난뤄구샹은 사실 규모가 큰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여행을 온 외국 단체분들도 많았고 주말에 나온 중국인들도 상당히 많아서 다소 지치기 시작한 우리에게는 특별히 즐거움을 주지는 못했다. 특히 자금성이나 왕푸징과는 다르게 상당히 젋은 사람들이 모여있고 나이든 사람들을 찾기가 어렵다.

배가 고파서 뭘 먹을까 찾았지만 거리마다 꽉찬 인파에 여유롭게 뭔가를 먹을 수 없을거라 생각이 되었고 회오리 감자 하나 들고 다니면서 먹고, 거리와 사람들 구경을 하다가 오늘의 일정을 마쳤다. 회오리 감자 가격은 20위안. 우리 나라 돈으로 3천 6백원. 명동에서 회오리 감자를 3천원에 파는것에 비하면 굉장한 가격이다.

아마 주말이 아닌 평일이였다면, 그리고 우리가 지치지만 않았다면 좀 더 잘 구경하고 재미있게 이곳 저곳 살펴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던게 아쉽다.

사실 난뤄구샹을 일정에 넣은 이유는 역사적으로 오래된 베이징의 거리를 걸어보면서 이국적인 모습을 보고 여유롭게 산책하기를 위해서였지만 난뤄구샹은 그럴수 있는 곳이 아니였다. 우리나라 인사동에 정작 우리나라 모습이 없듯이 이곳도 베이징의 후통 거리라고 선전하지만 베이징의 한적한 골목을 연상할 수가 없었다.

첫째날 비행기를 타기 위해 아침 6시 출발하였고 호텔에 들어온 시간이 한국 시간으로 밤 10시였으니 어린 딸을 데리고 너무 무리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계획한 대로 보고 싶은 것들을 보고 즐거운 중국에서의 하루를 보낸 것이 뿌듯하기도 한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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