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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lei (롤라이) 35 S 필름 카메라

The most admired 2019. 10. 13. 20:53

내가 어렸을 때 국민학교(초등학교)에 다닐때 학교에서 가는 소풍과 수학여행, 극기훈련 등은 매우 중요하고 재미있는 행사였다. 저마다 멋을 부리고 슈퍼에서 과자를 사고, 김밥 도시락을 가지고 갔다. 지금이야 아무때나 먹을 수 있는 김밥이지만, 당시에 김밥은 소풍때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였다.

 

아버지께서 당시에 소풍을 가는 나에게 빌려주시곤 하던 것이 바로 Rollei 35 S 필름카메라이다. 정확한 생산연도는 언제인지 모르나, 79년에 구입하였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40년전 일이다. 둘째 딸이 아이폰이나 디카가 아닌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서 여기 저기 집을 뒤져보니 당시 사용하던 Rollei 35 S 카메라를 발견하고 기쁜 마음에 살펴보았다.

이 카메라는 100% 수동이다. 필름 카메라도 후반기에는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고 후레쉬를 터트리고 거리를 맞추는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이 카메라는 70년대 초에 개발된 것이라 그러한 기능이 없다. 카메라 앞에 있는 다이얼을 이용해서 거리와 셔터스피드, 노출 그리고 ASA 값 등을 맞춘다. 배터리를 넣으면 거리를 계산해 주는 기능이 있지만 계산만 할 뿐 실제 자동으로 설정까지 해주지는 못한다.

카메라 상단에 다소 희안한 눈금이 있는데, 배터리를 넣은 상태에서 카메라의 거리 다이얼을 돌리면 이 눈금이 변경되면서 거리 조정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알려준다.

뒷면에는 뷰파인더가 있고, 필름 돌리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핀이 있다. 요즘과 같은 액정이나 이런 것은 전혀 없고 뷰파인더 역시 렌즈를 통해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앞면을 그냥 보여줄 뿐이며 아무런 정보 역시 표시되지 않는다.

후면에는 필름을 감기 위한 손잡이와 필름을 몇장 찍었는지 표시해 주는 눈금이 있다. 특이하게도 대부분의 카메라가 후레쉬를 상단에 장착하는데 비해서 이 카메라는 하단에 장착하게 되어 있다.

후레쉬 까지 결합한 모습이다. 초등학생때는 크게 감흥이 없었고, 좋은것인지 나쁜것인지 몰랐고 단지 DSLR 형태의 큰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오는 친구들이 가끔 부러울 때가 있었는데 지금 다시 이 카메라를 살펴보니 현재의 카메라에 비해서 전혀 부족함 없는 예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40년전 카메라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예쁘고 재미있다.

옛날 물건을 오랜만에 살펴보니, 내가 어렷을 때 그래도 부모님께 많은 것을 받고 자랐다는 생각도 들고, 또 당시 이 카메라를 들고 여기 저기 사진을 찍고 다니던 생각도 든다. 

카메라는 정상적으로 동작하고 사진도 잘 찍힌다. 하지만 필름 값이 상당히 비싸고 구하기도 어렵고, 동네 사진관에서 조차 인화가 되지 않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아쉽게도 저기 카메라 하단에 장착한 후레쉬는 고장이 났는지 동작하지 않는다.

레트로가 열풍이라는데 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얼마나 사용할지는 모르겠지만 옛날 국민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옛날 살던 그 동네에가서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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