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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짐을 정리하고, 소청대피소의 아침 경치를 충분히 감상한 후, 6시 40분 대청봉을 향해 출발한다. 하산은 소청 - 대청 - 소청 - 희운각 - 비선대 코스로 가려고 한다. 공룡능선은 한살이라도 나이들기 전에 가야지 하고 다짐하지만 쉽게 가게되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이 코스가 나에게는 최선인것 같다.

7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안개가 자욱해서 앞이 보이질 않는다. 이런 상황이면 대청봉에 가도 아무것도 안보일 가능성이 높다.

갈림길에 왔다. 오른쪽으로 가면 대청, 왼쪽으로 가면 설악동으로 가는 길이다. 아무것도 안보일것이 확실하지만, 그래도 대청봉에 가보기로 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리고 아직 컨디션이 좋은데 그냥 지나쳐갈 수가 없다.

간혹 구름 사이로 그리고 안개 사이로 전망이 살짝 보이지만 오래 가지 않고 다시 없어진다. 좀더 시간을 보내면 안개가 걷힐것 같은데 그렇다고 계속 기다릴수도 없고 이럴줄 알았다면 차라리 소청대피소에서 좀 더 쉬다가 늦게 출발할걸 그랬다.

중청 대피소가 앞에 흐릿하게 보인다. 곧 없어질 거라는 얘기가 있는데, 없어지는 아쉬움보다는 앞으로 복잡해질 소청대피소가 더 걱정이다.

아주 잠깐 대청봉의 모습이 보인다. 대청봉 일대의 훼손이 심해서 지금은 일부 탐방로를 제외하고는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안개가 혹시 걷힐까봐 한 10분 정도 중청대피소에서 기다려 보지만 전혀 변화가 없어서 올라갔다.

정상에 올라서 정상 표지석을 찍었는데, 분명히 하늘이 보이지 않았는데, 사진으로 보니 파란 하늘이 보인다. 신기하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서 있기 힘들 정도로 어마어마한 바람이 분다. 순서를 기다려서 빨리 사진을 찍고 내려왔다.

평소였으면 이곳에서 중청대피소가 내려다 보일텐데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짙다.

대청봉을 내려오자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하면서 설악산의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백담사 - 소청으로 올라올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다. 둘다 계곡 길이고 멋지지만, 양폭에서 시작해서 천불동 계곡을 지나 비선대에 이르는 코스가 좋다. 단지, 더 험하고 경사가 급해서 하산 코스로만 잡을 뿐이다. ㅎ

희운각 대피소를 지나면서 부터는 맑고 깨끗한 하늘과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곧 희운각 대피소가 시설 개선사업을 한다고 한다. 현재까지 내가 아는 한 설악선 대피소들 중에서 시설이 가장 열악하다. 희운각 대피소 개선 사업이 완료되면 중청 대피소를 폐쇄하게 된다고 한다.

안개가 완전히 걷혔고 미세먼지도 거의 없는지 가시거리도 상당히 좋다. 이제 다소 힘들어도 즐기면서 길을 가면 된다.

공룡능선과 양폭대피소 방향으로의 갈림길이다. 아직 공룡능선은 한번도 가지 못했다. 못했다기 보다 안간것인데, 한번쯤 꼭 시도해 보고 싶다.

천불동 계곡의 계단이 낙석으로 무너진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금 걷다 보면 곳곳에 낙석 주의 표지판과 이 사진들이 걸려 있다. 깊은 계곡 길이라 주의해야 하고 실제로 사고도 종종 일어나는 것 같다.

양폭 대피소를 지난다. 여기까지 거의 혼자 내려오다가 양폭대피소를 지나니 이제 사람들이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설악동에서 관광차 올라왔는지 가벼운 옷차림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이 간혹 보인다. 

비선대에 도착했다. 비선대에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비선대 꼭대기에 올라가면 어떤 경치가 보일지 궁금하다. 아마도 내가 직접 올라갈 일은 없을 것이다.

설악동 탐방 지원 센터에서 비선대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 가볍게 산책하는 코스로 여기까지 오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주로 가족들끼리, 가벼운 옷차림에 물한통씩 들고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서부터 혼자서 조용히 설악산을 감상하면 내려오는 것이 끝났고 이제 많은 사람들과 함께 길을 가야한다.

금강교를 건너면 오늘 등산의 끝이다. 이제부터는 포장된 도로를 조금 걷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권금성도 보이고, 케이블카도 보이고.

7-1번 버스를 타고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 갔다가 시간이 다소 남아서 바로 앞에 있는 속초해변으로 갔다. 해수욕장이 폐장했는데도 날이 좋아서인지 사람들이 많다.

소공원에 도착한 하산 완료시간은 2시를 조금 넘었고 산행시간은 7시간 30분이 걸렸다. 경치 감상하고 쉬면서 내려왔더니 평소 예상시간 보다 1시간 정도 더 걸린것 같다. 근처 아바이 순대국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1박 2일 설악산 종주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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