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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 순성길을 완주한 이후, 잠시 쉬었다가 서울둘레길 완주를 시작하였다. 서울 둘레길은 총 150km에 8개 코스로 구분되어 있고 자세한 정보는 아래 서울시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gil.seoul.go.kr/walk/main.jsp

 

서울둘레길

 

gil.seoul.go.kr

서울 근교 등산하다 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안내 표지가 서울둘레길인데, 정상이 아닌 주변을 둘러서 가는게 마음에 들었고, 코스가 길지만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점점 나이 들어가는 나 같은 사람에게 딱 맞아 한양도성에 이어 시작하였다.

코스 정보를 살펴보니 1코스가 난이도가 가장 높고, 도심 코스로 보이는 3코스와 6코스가 있고, 한 번에 돌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북한산 도봉산을 가로지르는 8코스도 있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1코스에 도전했다. 시작하기 전에 코스 정보를 살펴보니


1. 수락산을 둘러가는 1-1 코스, 수락산과 불암산이 연결되는 1-2 코스, 그리고 불암산을 둘러가는 1-3 코스로 다시 나눠지며

2.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해서 다소 힘들다고 하고
3. 8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나오지만 보통 체력의 사람이면 4~5시간 안에 완주할 수 있다고 하고,
4. 정식 코스와 단축 코스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게 정식 코스와 단축 코스인데 단축 코스를 이용할 경우 약 4 km 정도 짧아지고 시간으로는 1시간 20분 정도를 줄일 수 있어 보인다. 정식 코스가 당고개 역 주변을 빙돌아서 가는데 코스 자체가 재미없고 지루해서 대부분 권하지 않는다. 게다가 내가 내려받은 트랭글의 서울둘레길 코스북에는 정식 코스는 아예 소개되어 있지 않고 단축 코스로만 소개되어 있다.

홈페이지의 지도 정보를 살펴보니 정식 코스는 수락산과 불암산의 연결 부분을 능선을 타고 넘는 것이고 단축 코스는 수락산에서 내려와서 당고개역을 거쳐 다시 불암산을 간다. 오늘 계획은 단축코스를 이용하며 당고개역에서 잠시 쉬면서 체력 보충을 하고 불암산 코스를 가는 것으로 했다.
홈페이지에 지도 정보가 이미지로 제공되는데 아래와 같다. 별도의 안내 책자는 제공하지 않으므로 휴대폰으로 다운로드하여서 코스를 숙지해 보는 것도 좋다.

 
7호선 도봉산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서울창포원"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서울둘레길 1코스가 시작된다.

창포원 안쪽에 서울둘레길 안내센터가 있고 스탬프 북을 얻을 수 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안내센터는 문을 닫았다.
스탬프 북은 여러 겹으로 접으면 손바닥 보다 작아서 등산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좋게 디자인되어 있다.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우체통을 재활용해서 스탬프 인증 장소로 활용한 것이 좋아 보인다. 이런 스탬프 찍는 장소가 코스마다 3개~4개가 있는데, 사실 주의 깊게 걷지 않으면 스탬프 찍는 걸 놓치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정신 차리고 찍어야겠다 했는데 결국 시작할 때 하나만 찍고 나머지 2개를 찍지 못했다. ㅠㅠ

한양도성 순성길에 비해서 서울둘레길은 안내가 잘되어 있다. 아래와 같은 이정표가 곳곳에 나와서 주요 목표 지점까지의 거리와 방향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정표가 없는 곳에는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주황색 끈과 동그라미 화살표로 코스를 안내한다. 이러한 표시가 많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코스를 이어갈 수 있다.

본격적으로 둘레길 걷기를 시작한다. 비 온 뒤 얼마 안 되어서 산에 물이 많아 보기가 좋다. 코스북 설명처럼 산림욕하기 좋은 코스이다.

오늘도 근교 둘레길 걷기에 좋은 네파 칸네토 17 리터 배낭을 메고 나왔다. 코스 중간 당고개역에서 식당과 편의점 등이 많이 있어서 충분한 보급이 가능하기에 배낭에 500ml 생수 한 병과 간단한 비상식만을 준비하였다. (물론 등산에 필요한 필수 아이템들은 다 챙기긴 했다.) 둘레길엔 역시 17리터 사이즈 배낭이 딱 맞는다.

근데 사실 지금 생각해 보니 서울둘레길 1코스는 아래와 같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는 길이 계속되어서 별로 재미있지는 않았다. 중간에 채석장 부분에서 조망이 뚫리고 전망대 시설이 있긴 했지만 내 느낌으로는 살짝 지루했다. 한양도성길의 화려하고 멋진 풍경을 기대하기보다는 산 속, 숲 속에서 피톤치드를 마시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장거리 걷기를 한다는 기분으로 완주해야 한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소개 자료에서 난이도가 서울둘레길 중에서 제일 높다고 나와 있지만, 그렇다고 숨차고 힘들지는 않다. 그냥 코스가 길다는 점만 고려하면 어렵지 않게 완주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공원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어린이 체험 공원이었던 것 같은데 이름이 잘 생각 안 난다. ㅠ

그리고 나무 난간으로 길을 만들었는데 따라가다 보면 계속 맴돌게 코스가 만들어져 있는 시설도 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시설물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걷고 있는데 보기 좋았다. 한번 걸어보고 싶었지만 가야 할 길이 멀어서 패스~ (나중에 알았는데 순환산책로(데크길)이라고 한다)

첫 번째 전망대에서 조망이 터졌다. 노원구 지역이 쫙 내려다 보이고 멀리는 잠실타워와 남산 N 타워가 보인다. 날이 흐리지만 미세먼지가 없어서 가시거리가 굉장히 좋고, 청계산과 관악산도 깨끗하게 잘 보인다.

좀 더 진행하면 예전에 채석장으로 쓰였던 곳에 도착한다. 이 구간은 길 상태가 좋지 않으므로 꼭 운동화가 아닌 트렉킹화를 신었으면 한다. 경등산화나 중등산화는 사실 둘레길을 걷기에는 너무 딱딱하고 무겁고, 운동화는 이러한 비포장 도로에서는 바닥이 찢어지거나 미끄러질 가능성도 있으니 트렉킹화가 가장 좋은 선택이다.

채석장 전망대에서 바라본 상계동 지역. 왼쪽으로 불암산이 보인다.

아래 표지판을 주의해야 한다. 여기가 정식 코스와 단축 코스가 분기되는 지점이다. 서울둘레길 철쭉동산 방향으로 가면 정식 코스이지만 지루하고 4KM가 넘게 더 길어지기에 단축 코스인 당고개 쪽으로 갔다.

단축 코스는 둘레길을 벗어나 도심을 통과한다.

당고개역. 아마도 살면서 처음와 본 것 같은데. 꼭 서울이 아닌 지방 도시의 읍내 같은 분위기다. 정겹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음식점들도 많고 편의점, 카페 등도 많아서 쉬었다 가기 좋다.

때마침 소나기가 와서 한국통닭이라는 곳에서 치킨 1마리와 음료수를 마시면서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1마리라고는 하지만 양이 작아서 1인 1닭을 해야 하는 정도다. 대신 가격은 5천원. 나는 1마리 치킨 대신 순살 치킨을 주문했다. 가격은 7천원. 역시 저렴하다. 대신 치킨무, 양배추 샐러드, 양념소스 등은 모두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그래도 저렴. 맛은 ... 글쎄. 다시 올 생각은 없다. ㅎ

두번째 스탬프 장소인 철쭉동산에 왔는데 찍는 것을 깜빡하고 지나쳤다. 이미 한참 지난 후에 알게 되어서 다시 되돌아가기 힘들어 그냥 패스 했다.

길을 가면서 아래 사진의 봉우리가 계속 보인다. 불암산 정상은 아닌것 같은데. 사람이 올라갈 수는 있는 봉우리인가 궁금하다.

시간이 늦어지면서 햇살이 약해지고, 멀리 도봉산과 북한산의 능선이 멋있게 보인다.

멋진 비석이 있기에 뭔가 해서 읽어보니 배우 최불암 선생님이 불암산이라는 시를 쓴 것이다. 멋진 라임이다. ㅎ

1코스의 끝에 와 가는지 멀리 용마산이 보인다. 다음에 가야할 2코스가 지나쳐야할 곳이다.

양쪽 모두 사유지(서울여대, 한전, 개인 소유지 등)라 양쪽에 철조망을 두고 지나다 보면 산길 구간을 종료하고 도심지로 진입한다. 여기까지 오면 거의 끝난 것이다.

화랑대역에 도착해서 서울둘레길 1코스를 완주하였다. 비 피하느라 30분 넘게 치킨집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면 4시간 30분 정도 마무리했을 텐데 어영부영하다 보니 5시간 10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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