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야마구치 슈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제목이 멋있어서였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라는 화두를 독자에게 던지면서 책을 사게 만들었다. 제목에서 처럼 철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무기가 된다는 의미이다. 불확실한 현대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50가지 철학적 명제를 기반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인듯 하다.

지은이 야마구치 슈는 일본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여러 컨설팅 펌을 거쳐 현재는 인사, 인재 개발, 혁신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고 한다. 이 책의 내용 역시 저자가 강연을 했던 내용을 정리해서 엮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의 띠지에 CEO가 극찬하였다는 문구도 써놨다.

결론적으로 난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아주 별로였던 것은 아니지만, 뭔가 재미를 붙이기에는 너무나 빨리 끝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과거 철학자의 사상을 끌어오면서 까지 50가지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다. 어쩌면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이 옳음을 설명하기 위해 역으로 철학자의 논리를 끌어온 것이 아닌가 싶다.

나에게 철학은 정말 접하기 싫은 학문이였다. 고등학교 시절 윤리시간에 배운 철학은 정말 고통스러웠다. 왜 윤리 시간에 철학을 가르쳤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것을 대학가기 위해 필수로 배워야 하는지도 이해할수 없었다. 지금 수능에서는 선택과목에 아예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철학을 싫어하게 된 이유는 이 책의 서문에서 설명하듯이 시간 순서에 의해서 암기 위주로 배우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부터 시작해서 플래툰,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가면서 전혀 마음에 와 닿지 않는 내용을 굉장한 지식과 진리인양 배우고 암기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철학책이 이러한 논리 전개를 반복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가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것이 아마도 한 10년 전이였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철학이라는 학문을 다시 보게 되었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좋았던 이유는 철학적인 논리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문제에 대해서 화두를 던지기 때문이였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의문을 던지는 접근이 새로웠고 이러한 것이 바로 철학이구나 싶었다. 바로 내가 현실 세계에서 공감하기 때문에 철학적인 질문과 화두에 관심이 갔던 것이다.

 

이 책도 그러한 시도를 하고 있다. 철학과 경영 등을 접목해서 우리의 삶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50여가지 중 몇가지는 재미있고 그리고 집중해서 잘 읽었고 어떤 것들은 그냥 쓱 읽고 넘긴 것들도 있다. 

 

그리 재미는 없었지만, 이 책에서도 나름 얻은 것은 바로 의문을 던지는 습관인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머리속으로 고정시킨 것에 대해서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보는 것. 그것이 바로 철학이 우리에게 주는 삶의 무기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