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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월드 다이너스티 호텔. Sun World Dynasty Hotel. 天伦王朝酒店

 

중국과 같이 단거리 여행지의 경우 가장 많은 경비가 드는 것이 호텔인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 호텔이 전체 여행 경비의 약 1/3 이상을 차지했다. 

나 혼자 갈 경우 좋은 호텔을 고르지는 않겠지만 중학생 사춘기 딸이랑 가는 거다 보니 신경이 많이 쓰였다. 아무래도 지리적으로 가장 중심인 왕푸징에 호텔을 고르는게 좋겠다 싶었는데 대부분의 호텔의 가격이 비샀고 가격이 만족스럽다 싶으면 시설이 너무 낡은 느낌이 들었다.

 

시설과 가격 둘다 좋은 것은 왕푸징이 아니라 베이징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여행을 할 때 불편할 것이 뻔해 보였다. 이것 저것 찾다가 눈에 들어온게 Sun World Dynasty Hotel 이다. 비슷한 이름인 Sun World Hotel이 있으니 헷갈리면 안된다. Sun World Dynasty는 우리나라 말로 "송나라"를 의미한다. 한자로는 天伦王朝 라고 쓰고 천송왕조라고 읽으면 될것 같다. 

 

지도상으로 보면 apm 건물과 한블럭 차이이고, 천안문 까지는 좀 멀긴 하지만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이다. 바이두 지도 기준으로 2.4 km 나오는데 실제로 첫날 천안문과 자금성을 갈때 호텔에서 걸어서 갔는데 좁은 골목들도 들어가 보고 거리들도 구경하면서 힘들지 않게 갔다. 물론 첫날이라 아직 체력이 고갈되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다. ㅎㅎ

 

네이버나 구글에서 검색해 봤는데 글들이 몇개 없었지만 평들이 그래도 괜찮은 편이고 위치도 괜찮고 가격도 괜찮은 편이라서 호텔닷컴을 통해 예약을 했다.

결정적으로 이 호텔을 선택하게된 계기는 네이버 블로그의 한 리뷰 때문이였는데 링크는 다음과 같다.

 

https://blog.naver.com/titlist2/221354806641

 

중국 베이징 왕푸징 근처호텔 썬월드 다이너스티 호텔

딸이 연수차 베이징에 머물게 되어 중국에 볼 일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중국 베이징에 도착 중국 남방항공...

blog.naver.com

리뷰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공항에서 호텔 앞까지 바로 연결되는 공항버스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도 2019.10.19 ~ 2019.10.23 4박 5일간 이 호텔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점을 기록으로 남기며 혹시 이 호텔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글은 주관적이고 현재 읽고 있는 시점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처음 호텔 로비에 도착한 시간이 중국 현지 시간으로 약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였고 혹시나 체크인이 안될까 했는데 특별한 문제 없이 체크인 되었다. 체크인시 디파짓으로 146 미국 달러를 카드로 결재했고 VISA 카드 사용 가능했다. 현금으로는 1000위안을 해야 하는데 대략 146 달러를 환율로 계산하면 맞는 것 같다. 체크아웃을 하면 바로 취소해 준다.

체크인 할 때, 쉬운 영어로 천천히 잘 설명해 주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예약자 뿐만 아니라 같이 온 일행의 여권과 비자까지 모두 검사하고 스캔한다.

체크인 후 방으로 올라가는데 호텔이 외부에서 보기에는 굉장히 커 보이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사진 처럼 주변이 벽으로 되어 있고 가운데가 텅 비어있다. 롯데월드 잠실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굉장히 넓은 홀에 테이블 몇개 놓여 있는게 전부이고 4박 5일 내내 저 테이블이 가득 차는 것을 본적이 없을 정도로 공간은 여유있는 편이다.

밤에는 바도 운영하는 듯 하고 텐트에도 테이블들이 있고 화분 주위에도 테이블이 있지만 거기에는 사람들이 앉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주로 주황색 의자가 있는 테이블들만 사용되는 것 같다.

7층에서 안을 내려다 보는데 별 느낌 없을 것 같은데도 나름 볼만 했다. 이 난간에서 들어올때 그리고 나갈때마다 사진을 꼭 한장 이상 씩은 찍은 것 같다.

방을 배정 받을 때 잘못하면 안쪽 홀을 바라보는 뷰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특별히 체크인 시에 씨티 뷰로 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이것이 4박 5일간 나의 가장 큰 실수였다. 방에 들어와서 창 밖을 보니 앞에서는 건물 공사를 하고 있고 밑에서는 도로 공사를 하고 있다. 4박 5일간 창 밖으로 바라본 풍경이다.

건물은 짓다가 부도가 났는지 5일 내내 단 한명도 일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짐을 풀고 책상을 보니 아래와 같은 호텔 지배인의 편지가 놓여 있었다. 대충 해석해 보니 왕푸징 거리를 정부에서 유지보수 작업을 하고 있고 해당 기간 동안 공사 소음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그냥 넘긴 문장이 바로 "during the night" 이였다. 밤중에 공사 소음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첫날 잠을 자다가 하도 시끄러워서 깼는데 정확히 밤 11시부터 공사를 준비해서 12시에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하고 한 5시쯤 공사가 끝난다. 적당한 소음이 아니다. 중장비 움직이는 소리와 콘크리트를 깨는 소리, 깬 공사장 폐기물을 실어가는 소리에 사람들이 소리치는 목소리 등등. 3박 동안 소음에 시달렸고 다행히 고북수진에 갔다온 1박은 너무 피곤해서 소음과는 상관 없이 숙면을 취했다.

편지를 다시 읽어보고 나서야 "during the night" 라는 글자가 보였다. 책상 밑에 귀마개가 있다고 해서 열어보니 별로 도움이 될것 같지 않았다. 방을 바꿔 달라고 하려다가, 딸아이는 소음과 상관 없이 잘 자고 있고 혹시 밤에 시끄러웠냐고 물어보니 전혀 모르겠다고 해서 그냥 참았다.

또하나의 문제는 이 공사로 인해 왕푸징 거리의 교통이 통제된다는 점이다. 원래는 이 길로 공항 버스가 오고 갔다. 실제로 참조한 블로그에 공항 버스 표지판도 있었지만 확인차 가서 보니 표지판이 뽑혀 없어졌고 흔적만 남아 있었다. 올때는 고속 철도로 오고 갈때는 공항 버스로 가자는 계획이 실패하고 말았다. ㅠㅠ

 

사실 공항버스가 서지 않는다는 점, 밤에 소음이 심했다는 점, 그리고 호텔 시설이 좀 낡았다는 점 외에는 크게 불만이 없었다. 직원들도 친절했고 위치는 더 없이 좋았기 때문이다. 한가지 더 추가로 말하자면 냉장고였는데 냉장고가가 시원하지 않았다. 손을 넣어봐도 전혀 찬기가 없어서 Help Desk에 전화해서 "삥상" (내 발음이 이상해서 인지 refrigerator를 알아듣지 못하길래 네이버에서 냉장고를 의미하는 중국어를 찾았다.) is not working 이라고 했더니 직원을 곧 보내주겠단다.  직원이 이것 저것 살펴보고 열어 보고 닫아 보고 냉장고 뒤를 보더니 번역 어플로 중국어로 뭐라 뭐라 얘기한후 영어로 번역된 글자를 보여주는데 한마디로 아무 이상 없단다. 원래 이 냉장고가 그렇단다. 그래서 쉽게 포기!!!. 찬물을 먹고 싶으면 편의점에서 사먹는 걸로 타협했다. ㅠㅠ

 

호텔 조식 포함이였는데 아주 대단하거나 아주 맛있거나 큰 기대가 들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침에 간단히 배고픔을 없애고 따뜻한 커피 한잔을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된다.

여러가지 있었지만 아쉽게도 국수류는 별로 맛이 없었다. 국물에 국수에 소스 넣어 주는 정도가 끝. 하지만 요거트는 정말 맛있어서 아침에 2~3개씩 먹었고 여기에 커피도 한잔씩 잘 마셨다. ㅎㅎ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긴 하지만 다양하고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만족스러웠고 같이 간 딸도 매끼 잘 먹었다.

조식 뷔페를 원하지 않을 경우 왕푸징에 아침을 파는 식당들이 꽤 있다. 왕푸징 메인 거리 말고 메인 거리와 연결된 작은 거리들에 식당들이 꽤 있는데 이것 저것 다양해서 귀찮지만 않다면 가서 여러가지 시도해 보고 먹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게다가 가까운 거리에 KFC와 맥도날드도 있고 스타벅스도 있어서 익숙한 맛도 즐길 수 있다. 

왕푸징 거리 공사로 인해 여기 저기 막혀 있고, 답답한 면도 있었지만 지역적으로는 이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좋았다. 지하철과 가깝고 왕푸징 메인 거리와 바로 붙어있고, 버스로 이동할 때도 여러 방향의 정류장이 있었으며 주변에 편의점과 빵집, 패스트푸드, 그리고 중국 정통 음식점들에 조그마한 현지 로컬 시장도 있다.

밖에 나오면 바로 앞에 성당이 있는데 성당에서 사람들이 춤을 춘다. 탱고를 추는 사람들도 있고, 뭔지 모를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고 중국 전통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고. 낮에는 성당 앞에서 결혼식 촬영을 하는 커플들도 꽤 많이 봤다.

공사가 다 끝나고 오면 더 좋았을 것이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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