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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는 소설가로서 접하기 보다 TV의 입담 좋은 패널로 처음 접했다. 알고 보니, 내가 봤던 드라마의 원작 작가였고, 입담 만큼이나 그의 글을 읽어보고 싶었다. 처음 읽었던 책이 "여행의 이유" 였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다.

 

[책] 김영하 "여행의 이유" - 추천 (tistory.com)

 

[책] 김영하 "여행의 이유" - 추천

처음 김영하 작가의 책을 읽었다.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TV 예능 프로그램인 "알쓸신잡"에서 뛰어난 언변과 지식을 자랑했던게 기억이 나지만, 이 작가의 책은 사실 한 권도 읽어보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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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아니라 에세이 였지만 굉장히 멋진 책이였다. 글의 설명, 문체 그리고 흐름이 TV에서 나오던 해박한 지식만큼이나 좋았고 무엇보다도 작가가 직접 경험한 것을 흥미롭게 스토리로 만들어내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여행의 이유"를 처음 접한 이후 몇권의 책을 더 읽었다. 여러 책들을 읽었지만 블로그에 다 포스팅하지는 못했고 그 중에서 괜찮았던 "오래 준비해온 대답"을 포스팅 한다.

앞서 김영하의 "빛의 제국 (2006)"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2010)"를 읽었지만 특별히 뭐라고 써야 할지 모르겠고 블로그 포스팅 시점도 놓쳐서 그냥 이런 책들을 읽었구나 하고 기억하고 있었다. 재미는 있었지만 기억에 남지 않았다. 요즘 소설 보다는 인문학이나 수필 같은 책들에 더 흥미가 있어서 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김영하 작가와 배우자가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겪은 것을 기록한 여행기이고 2009년에 첫 출간 한 이후 약 10여년만에 개정판을 내 놓았다. 종이책 기준으로 300 페이지 정도 되는 짧지 않은 여행기이지만, 책 중간 중간에 사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읽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이 책은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아무것도 정확하게 계획하고 목표하기 힘든 상황에서 여행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풀었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것은 여행의 내용보다는 개정판을 내면서 작성한 Prologue 부분이다. 대략적으로 써 보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이 나오던 해에 아이폰이 우리나라에서 출시된다. 그러니까 이 여행은 스마트폰 이전 시대에 경험한 마지막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맵도, 트립어드바이저도, 호텔스닷컴도 없던 시절. 

...

우리는 종종 이상한 길로 접어들어 헤맸고 일정에도 없던 곳에 가서 머물렀다. 스마트폰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된 지 십년, 이제는 길을 잃고 싶어도 잃을 수가 없다. 

...

그때는 스마트폰이 없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젋었다. 그리고 (아니 그래서), 겁이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에도 Prologue를 여러번 반복해서 읽었다. 작가의 경험을 저렇게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고, 나 역시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미국으로 긴 여행을 갔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 났다. 마트에 가서 지도를 사고 구글 맵에서 미리 출력을 하고 어눌한 외국어로 이리 저리 물어보면서 돌아다녔는데 의도해서 간 여행지 보다 잘못 들어가고 헤매고 엉뚱한 곳에 도착해서 더 멋진 것을 느꼈다. 아마도 그게 여행의 매력일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그랬듯 지금은 그런 우연을 기대할 수가 없고 그로 인한 에피스도와 기억을 만들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더더욱 마음 깊게 와 닿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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