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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성 작가들을 좋아한다. 여성이라서 좋은 것보다 어떻게 읽다 보니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만족도가 높았다.

 

어렸을때 좋아했던 작가는 신달자와 공지영이였다. 신다자의 "백치애인"은 고등학교 시절 수도 없이 읽었다. 공지영 작가의 책들은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도가니", "봉순이 언니", "고등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지리산 행복학교",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등 모두 베스트셀러 겸 스테디셀러이며 읽은지 한참 되었는데도 그 내용이 그대로 기억될 정도로 나에겐 의미가 있는 책들이였다.

 

이 외에도 지금은 절필 선언을 한 신경숙, 너무나 멋진 스릴러 작품을 쓰는 정유정 등 셀 수 없이 많다.

 

나에게 "한강" 작가는 기복이 있다. "소년이 온다"는 내가 읽었던 소설 중에 정말 임팩트 있었다. 그 세심한 묘사, 집중하게 만드는 스토리 전개 등이 너무 멋졌고 이 작가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채식주의자"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 좀 있지만 매우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길게 여성 작가를 좋아한다고 썼고, 한강 작가에 대해서도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마 사실 이전에 읽은 "희랍어 시간"은 읽기 힘들었고 이 책 역시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책이다.

 

잘 읽어나가다가 결정적으로 어려웠던 부분은 주인공 경하가 인선의 부탁을 받고 제주 중산간 마을에 있는 새를 살리기 위해 가서 겪는 환영이다. 죽었던 새가 다시 살아나고, 서울 병원에 있어야할 인선이 갑자기 제주도 중산간 마을에 폭풍이 몰아쳐서 비행기도 없는 날 나타나서 과거 4.3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다. 혹시 내가 집중해서 읽지 못해 놓친 부분이 있나 하고 이전 페이지를 뒤적였지만, 환영이 맞았다. 왜 꼭 그런 전개를 해야 했을까? 그 전까지는 정말 재미있게 읽어나가고 있었는데. 환영을 통해서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4.3이라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사건을 두고 전개가 다소 아쉬웠다.

 

게다가 4.3을 겪은 사람들의 증언을 제주 방언으로 그대로 기술하다 보니 상당히 긴 페이지들이 거의 알아들을 수 없거나, 읽어나가기 힘다. 그래서 더더욱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사실 환영으로 전환되는 부분과 제주 사투리의 긴 문장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재미있다. 읽을만하고 내용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만 한강의 소설 중 다소 실망스러운건 사실이다. 광주에 비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4.3을 알리려고한 작가의 의도에 찬사를 보내지만,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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