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아차산

2020.09.26 아차산에 갔다. 초등학교(국민학교) 때까지 살았던 동네 근처에 있던 산이다. 주말이면 어머니가 요쿠르트 하나와 물통 몇개를 배낭에 넣어주시면 약수터에 물을 가지러 갔던 곳이다. 아주 어렸을 때 올랐던 곳이고, 넓은 바위를 올라갔던 기억, 워커힐 호텔과 한강이 보이는 바위 위에 올라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거의 20년만인가? 종종 생각이 나서 한번 꼭 와봐야 겠다고 생각했던 곳이고, 멋진 산 뿐만 아니라 어렷을 때 추억이 있던 곳이기에 혹시나 옛날 그 기억나는 장소들이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있었다.

5호선 아차산역에 내려서 6년간 다녔던 경복초등학교도 살짝 둘러본 후 아차산쪽으로 걸어가는데 생각보다 많은 변화 없이 옛날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재개발 여건이 좋지 않았을 수도 있고, 건축 규제로 다시 짓는건이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어서 일것이다.

길이 조금 넓어졌다는 것, 큰 길 주변에 새건물이 몇개 들어선것 빼면 80년대에 기억하는 골목 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비포장 도로였는데 벽돌 형태로 잘 포장이 되어있고, 리모델링을 조금 하긴 했지만 옛날 내가 기억하는 건물들이 그대로 보였다.

옛날에 살던 집. 3층을 조금 수리한 것 같은 느낌, 개방되어 있던 공간을 샷시로 막은 것 외에는 그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심지어 대문까지.

영화사를 지나 아차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코스가 험하지 않고 짧은 데다 등산로도 잘 정비해 놔서 오르는 데 전혀 어려움은 없다.

정상까지 가기 전 , 아차산 해맞이 공원에서 멋진 한경 뷰가 펼쳐진다. 어렷을 때는 이런 풍경을 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 멀리 여의도부터 시작해서 구리, 남양주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조금더 올라가면 북한산과 도봉산 전망도 볼수 있다. 낮은 산임에도 서울의 360도를 모두 볼수 있는 좋은 곳이다.

아차산성. 계속 보수중이다.

강북쪽 조망도 보인다. 멀리 남산 그리고 오른쪽으로 도봉산과 북한산이 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인왕산 밑에 있는 청와대도 보인다.

아차산 정상 도착. 아산 정산은 봉우리라기 보다는 완만한 구릉같아 보인다. 여기서 계속 직진하면 용마산까지 갈수 있다. 용마산으로 넘어가고 싶었지만, 아차산 주변 동네를 보고 싶기에 여기까지만 가고 하산하였다.

고구려정. 아차산 올라가는 코스 중 등산로가 아닌 바위산을 타고 올라가는 코스가 있는데 제일 위부분에 정자를 만들어 놨다. 

영화사 앞까지 내려와서 편의점에서 커피한잔 사 먹고 어렷을 때 살던 동네를 돌아보았다.

어렷을때 다니던 떡볶이 집이 그대로 있다. 서민떡볶이. 떡볶이, 순대 등을 팔던 곳으로 기억하는지 지금 보니 곱창도 같이 판다. 왜 그때는 곱창을 판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지?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길, 영동대교를 건너가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