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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방문했던 집근처 구미도서관에서 허영만 그림 / 김세영 글인 "오! 한강"을 읽어다. 5권이 한 셋트이며 페이지수로는 1000 페이지 정도 된다. 만화책이긴 하지만, 스토리의 몰입감이 있어서 한 이틀 정도에 모두 읽은것 같다.
이 작품은 1987년 만화 잡지 "만화광장"에 2년에 걸쳐서 연재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1988년 일부를 단행본으로 출판하였고 1995년 다시 재출간되었다가 작년 그러니깐 2019년에 내용에 주석을 추가하고 교열하여 재출간하였다.
지금으로부터 23년전에 연재된 만화이지만 촌스럽거나,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지금 출판된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좋은 작품인것 같다.
흥미로운것은 이 만화가 87년도에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에서 반공 만화로 기획된 것이라고 한다. 군사정권 시대에 안기부 의뢰로 썼다고 하기에는 파격적인 내용이 많고 당시에 이런 시대적 사상이나 생각을 만화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굉장하다고 느낀다. 실제로 작가 허영만은 이러한 위험 부담을 나누기 위해 김세영 작가와 공동작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7년의 분위기를 모두 무시하지 못했는지 위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군사독재" 부분 분량이 가장 적다. 그리고 1, 2, 3권의 강렬함에 비해 4, 5권의 내용 전개는 다소 맥이 빠진다.
내용은 일제 해방 직전, 한 시골 마음에 사는 "이강토"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강토가 미술을 하면서 월북을하고 인민군으로 전쟁에 참여하다가, 거제도 포로 수용소에서 남한을 택하면서 사상과 이념을 버리고 화가로 성공해 나가는 과정이 전반부이다. 후반부는 강토의 아들인 석주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사실 이 부분부터 내용이 다수 겉돌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많이 숨긴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다가 갑자기 뜬금 없는 결론으로 다소 허무하게 끝난다.
후반부가 다소 아쉽지만, 군사정권 상황에서 그것도 안기부 기획 만화에서 이정도의 내용을 전개할 수 있었던 것은 허영만 / 김세영 조합이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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