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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다. 4일이나 쉬었는데 아직 이틀 휴일이 더 남았다. 오늘은 미뤄뒀던 서울둘레길 5 코스를 걸었다. 지도를 내려 받아 보니 13km에 6시간 예상이며 난이도는 중이다. 내 걸음으로는 대략 4시간 30분 정도 걸릴 것 같다. 오후에 약속이 있어서 차타고 이동하는 시간 등을 포함하면 아침 9시에는 집에서 나가야 한다. 몇 일 계속 늦잠 잤는데, 오늘은 평소와 같이 일찍 일어나 준비하고 출발하였다.

지금까지 걸었던 난이도가 '중'인 코스는 2와 4이다. 1은 상이였고 3은 하였는데 결론적으로 난이도 중 중에서 가장 쉬웠다. 초반 관음사로 가는 오르막을 제외 하면 크게 어려운 오르막을 만나지는 않았다.
게다가 사당역 시작 지점을 포함해서 낙성대, 서울대 입구 등 편의점과 카페 구간이 포함되어 있어서 물과 음식물 공급도 수월했고 충분히 휴식을 하면서 걸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사당역 김밥 맛집으로 알려진 로데오 김밥에서 김밥 하나를 포장했다. 관악산 중 사당역 코스를 오를 경우 많이 찾는 김밥집이지만 특별하게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김밥이 뭐, 거기서 거기)

휴일 아침이라 그런지 사당역에 등산객들이 많이 있다. 동호회 모임인지 서로 자기 소개하면서 모여있는 단체들도 여럿 보인다.

난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다 보니... 가끔 동호회 산행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살짝 궁금해질 때도 있다.

관음사 입구로 진입하는 언덕이 가파른 편이지만 아스팔트 포장이 잘 되어 있어서 힘들이지 않고 올랐다. 근데 너무 올라가는데만 집중하가 스탬프 찍는걸 깜빡했다. 분명히 못 봤는데 한참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ㅠㅠ (아무래도 갓길 주차된 차들 때문에 우체통이 가려져 있었던 것 같다.)

둘레길 답게 하늘 조망 보다는 숲 길이 계속 이어진다.

관악산은 서울근교의 대표적 산답게 등산로가 굉장히 많다. 잠깐 한 눈 팔면 정상으로 가는 연주대 방향으로 갈 수 있으니 주의 해야 한다. (사실, 날씨가 너무 좋아 둘레길 포기하고 연주대 등반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관음사 오르막 이후 만난 계단 오르막. 계단이 많지는 않아서 힘 좀 들어가는 듯 하면 끝난다.

관악산 역시 2011년 태풍 피해를 입었다. 대모산 구룡산 우면산과 마찬가지로 홍수 피해 대비를 위한 시설 공사가 되어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대모산 우면산에 비해 공사 장소가 많지는 않아 보인다.

첫번째 하늘이 보이는 조망. 날이 좋아서 멀리 여의도를 넘어 북한산이 보인다. 전날까지 비가 오더니. 역시 비온 다음 날의 등산 혹은 트래킹이 날씨만 보면 최고의 조건이다.

다시 몇번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지나 두번째 조망에 도착했다. 도심 구간을 제외하면 5코스의 마지막 조망이다. 바로 앞은 동작구 그 뒤로 여의도와 남산, 북한산, 도봉산 등이 깨끗하게 보인다. 

좀 걷다 보니 낙성대에 도착했다. 낙성대는 지하철로 지나만 다녀봤지 실제로 와 본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낙성대가 강감찬 장군을 기념하기 위한 장소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곳으로 태어날 때 별이 떨어진 곳이라 해서 낙성대라고 한다. 생각보다 공원이 잘 꾸며져 있고 규모도 크다.

점심 시간이 거의 다 되었고, 마침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 있기에 1+1 커피와 사당역에서 구입한 김밥으로 간단한 점심을 해결했다.

낙성대를 지나 다시 둘레길 숲 속으로 들어갔다. 

조금 걷다 보니, 서울대 입구로 가는 큰 길에 이르렀다. 길 옆 갓길에 차들이 쭉 주차해 있는 걸 보니, 관악산 등반하러 온 사람들일거라 생각된다.

서울대 동물 병원, 그리고 서울대 치과 병원 및 대학원. 서울대 치과대 병원과 학교가 대학로에 있는 걸로 아는데 여기도 있었나? 새로 지은 건물들이 멋있어 보인다. 역시 서울대인가...

아쉽게도 가지 못한 서울대. ㅎ. 물론 갈 생각도 못했던 곳이다. 요즘은 서울대 합격보다 지방 의대 합격을 더 높게 봐준다고 한다. 친구 아들도 이번에 서울대에 합격 했지만 다른 학교 의대를 최종 선택했다. 그래도 우리나라 최고 대학임은 부정할 수 없다. 

서울대 옆쪽으로 있는 관악산 공원. 여기서 관악산 등반이 시작된다. 휴일이라 입구에 사람들이 많다. 그러고 보니 관악산을 한 번도 안 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렸을 때 이 길을 통해 올라갔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관악산 공원에 두 번째 스탬프를 위한 우체통이 있다. 첫번째 스탬프 찍는 것은 깜빡 했지만, 두번째 스탬프는 신경써서 찍었다.

관악산 공원 길을 가다 호압사 표지판에서 들어가야 한다. 큰 길을 계속 가면 정상 가는 코스가 나오니 주의해야 한다. 살짝 헷갈려서 여기서 한 5분 정도 다른 길로 갔다가 되돌아 왔다. (10분 낭비)
5코스 곳곳에 2인 이상 등반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아무래도 얼마 전 있었던 안타까운 강도 살해 사건이 서울둘레길 5코스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그런 듯 하다.

다시 만난 계단 코스. 생각보다 계단이 길긴 하지만 어렵지 않게 올라갔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컨디션이 좋아서인지 크게 힘들이지 않고 계속 걸었다. 

나무들 사이로 살짝 관악산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아래 보이는 엄청난 크기의 서울대가 내려다 보인다.

짧게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 되지만 그리 어려진 않다. 중간 중간 휴식도 잘 취했고, 수분 섭취도 충분히 하고 무엇보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 동안 걸은 코스 중 가장 쉽게 느껴진다.

드디어 5코스의 끝인 석수역 안내 표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총 13 km 중 5.9 km가 남았으니 정확히 반을 왔다.

이제 오르막은 끝나고 약한 내리막 길 혹은 평지를 걷게 된다. 이 때부터 걷는데 속도가 붙는다.

그리고 도착한 호안산. 정상까지 500 미터라고 해서 살짝 올라가 볼까 하다가, 오후 약속이 있기도 했고 내일도 친구들과 산행을 가기로 해서 둘레길 코스로 계속 갔다. (여기도 올라가면 경치가 정말 멋질 것 같아 보인다.)

호암산을 지나 데크 길로 이어진다. 사실 완주하고 나서 보니 둘레길은 데크길 바로 옆으로 평행하게 나 있다. 그래도 코스가 거의 동일해서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그 만큼 더 쉽게 걸을 수 있다.

데크길이 끝나는 부분에 도착하면 오늘의 5코스의 끝 부분인 호암산 숲길 공원이 보인다. 그리고 여기에 5코스의 마지막 3번째 스탬프 찍는 우체통이 나온다. 

마지막 스탬프를 찍고, 석수역으로 향한다. (첫번째 스탬프 깜빡한게 아쉽다)

석수역에 도착해, 편의점에서 얼음컵 하나 구입한 후, 낙성대 편의점에서 1+1 으로 구입한 커피와 집에서 가져온 고구마 말린 것으로 체력 보충을 하면서 오늘의 5코스 일정을 마무리 했다.

6코스를 시작하기 위해 다시 와야 하는 석수역. 걷기 좋은 10월달에 또 와야 하는데 마음 같지 않게 자꾸 다른 일이 생긴다.

 트랭글 통계를 보니 총 4시간 38이 걸렸다. 초반에 코스를 놓쳐 헤맨것과 호압사 표지를 못보고 지나쳤다가 되돌아 오느라 시간 소모가 좀 있었다. 트랭글 예측으로는 4시간이라는데 쉬운 코스임에도아주 천천히 걸었나 보다.

3코스를 실패한 이후부터 천천히 걷다 보니 조금씩 늦어지는 것 같은데, 앞으로 남은 코스들이 모두 짧지 않기 때문에 이 이후부터는 속도 내는데 신경을 써 보려고 한다.
 
5코스를 완주하고 나서 든 생각은 꽤 쉽고 편안하게 걸었다. 낙성대, 관악상 공원, 호암산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고, 카페나 편의점들도 중간 중간 있어서 체력 보충에 도움이 되었다. 또한 관악산이라는 멋진 산이 있다 보니 자꾸 정상으로 오르고 싶은 유혹이 있는 멋진 코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다시 걷고 싶은 곳은 2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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