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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7일, 압구정역 근처에 약속이 있어서 분당에서 지하철로 이동할까 하다가 무슨 생각이였는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왔다. 여름인 8월임에도 날씨가 시원하고 맑았고 거리상으로 왕복 60km 정도라 자전거 타기 더 없이 좋은 날과 코스였다. 수해로 인해 망가졌던 자전거 도로도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서 자전거 타기에는 큰 문제가 없기도 하다.

탄천의 수해는 영향이 컸다. 천변에 조성한 쉼터와 조경은 거의 대부분 무너져 내렸다. 아래 사진도 원래는 잘 가꾸어진 의자와 조경이 있던 곳이였는데 황폐화 되어서 자갈과 돌로 뒤덮여 있다. 나무도 많이 넘어져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나무 외에는 많이 부러지거나 넘어져서 많이 아쉽다.

인위적으로 만든 조경이 없어진 대신, 원래 자연이 있던 그대로의 풀밭으로 변해가고 있다. 예쁜 꽃들과 돈이 들어간 듯한 풀들이 보이지는 않지만 자연 그대로로 모습도 나름 괜찮다.

탄천길은 아기 자기하고 한적한 시골길 같다면 탄천과 한강의 합수부 부근으로 오면 넓고 멋진 풍경이 보인다. 인공적으로 잘 가꾸어진 한강 자전거 도로와 한강 변의 멋지게 지어진 건물들이 잘 어울린다.

오늘은 미니벨로 티티카카 F8을 끌고 나왔다. 도심을 다니기에는 미니벨로 많큼 좋은게 없는 것 같다. 힘이들거나,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 하거나, 날씨가 갑자기 안좋아져서 비가 쏟아지거나, 다른 곳으로 급히 이동해야 할때, 너무나 편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말에는 신분당선을 제외하고 일반 자전거도 가지고 탈 수 있지만 여전히 제일 앞칸과 뒷칸의 끝에만 휴대할 수 있지만 미니벨로는 접었을 경우 특별한 제약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그래도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는 살짝 눈치도 보이고 자전거 승객들 발이 긁힐까봐 신경이 많이 쓰인다. 버스도 가능하다고 하지마 한번도 시도한 적은 없다.)

압구정동 한양아파트로 넘어가기 위한 곳인데, 그라비티로 예쁘게 꾸며져 있다. 여기 저기 겹쳐져 있지 않고 구역을 나눠서 예쁘게 꾸며진거 보니 거리 예술가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건 아니고 특정 작가들이 협업해서 만든 느낌이다.
아주 예전 중학교 때 한강 자도가 콩크리트로 만들어지기 시작했을 때 이 굴다리를 건너서 한강을 오갔던 기억이 있는데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잘 정돈된 자전거 도로를 타니 느낌이 새롭다.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ㅎ

압구정동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몇가지 일을 좀 한 후에 자전거를 타고 다시 귀라를 했다. 그냥 곧바로 집으로 가기에는 오랜만에 나온 한강이 아쉬워서, 압구정에서 한강으로 나와서 분당으로 가는 반대 방향인 반포 쪽으로 향했다. 목표는 반포에서 잠수교로 북쪽으로 넘어가서 영동대교에서 다시 남쪽으로 넘어와서 집으로 귀가하는 것이였다.

날씨가 너무 좋고 시원하고 시야도 좋은데다 야경이 너무 멋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많이 많이 타야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열심히 가을이 다가오는 한강을 즐겼다. (결심만 하지 막상 몇번 오지 못한다. ㅋ)

반포에 다다를 수록 어마 어마한 인파가 몰려 있다. 무슨일인가 했더니 코로나로 멈췄던 밤도깨비 야시장 행사가 시작되었고 그것의 정점이 반포 잠수교 근방이기 때문이다. 사실 자전거를 타고 가기 무서울 정도로 자전거 도로가 사람들로 꽉 차서 일정 구간은 내려서 끌고 갈 수 밖에 없었다.

잠수교로 건너와서 강북쪽 한강 자도를 타고 되돌아 왔는데 다행히 북쪽 구간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편안하게 집으로 왔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끌고 한강에 와서 시원하고 즐겁게 라이딩도 하고, 어릴적 학창시절을 보낸 압구정동에서 시간도 보내고, 서울의 야경도 보고 무엇보다도 운동도 열심히한, 나름 뿌듯하게 보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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