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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 6일의 일정으로 제주에 왔는데 첫날은 밤비행기로 왔고, 돌아갈때는 새벽비행기이니 벌써 이틀이 빠진다. 그리고 나머지 4일 중에 하루는 해야할 일이 있었다. 결국 나에게 온전히 허락된 시간은 3일이다.

그 3일중 첫날은 성판악 -> 백록담 -> 관음사로 뿌듯하게 하루를 보냈으나 그 후유증으로 다음날 하루 종일 휴식과 영화 감상과 TV와 책을 보는 것으로 보냈다. 이제 남은 하루. 무엇인가를 하고 싶지만 괜찮아 진것 같지만 여전히 통증이 조금씩 있는 왼발이 문제이다. 일단 푹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결정하기로 했는데 자꾸 윗세오름 생각이 났다. 만일 새벽에 일어나서 맑은 하늘일 것 같으면 윗세오름에 올라가고 아닐거 같으면, 카페에 가서 책을 읽거나 책 쓰는 작업을 마무리하자고 생각하였다.

아침 5시 30분쯤에 일어나 보니 하늘이 무척 맑아보인다. 햇빛이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멀리 바다에 있는 고기잡이 배들이 또렷하게 보였다. 갈준비를 하고, 이것 저것 챙기고 영실로 갔고 시간이 지날 수록 하늘이 더욱 또렷해 졌다.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8시 30분. 토요일 아침, 등산을 하기에는 다소 늦은 시간이지만 주차 자리는 충분하다. 주차를 하고 아픈 다리를 한번 더 살펴보고 등반을 시작한 시간이 8시 40분이다. 윗세오름까지 가는 시간은 안내 기준으로는 1시간 40분. 하지만 무리하지 말고 산책하자는 심정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영실-윗세오름 코스는 초반이 힘들고 뒤로 갈수록 쉽다. 초반 30분 정도만 잘 넘기면 멋진 풍경을 등지고 윗세오름 끝까지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초반 높은 계단을 보고서 바로 포기하고 뒤돌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등산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서 등반하는데 더욱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심지어 크록스나 슬리퍼, 샌달을 신고 치마를 입고 드레스를 입고 올라오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였다.

이 모습을 오르는 계단에 앉아서 넋 놓고 10분간은 바라본것 같다. 볼때마다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 제주에 올때마다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윗세오름만큼은 꼭 오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사 있는 계단을 올라오면, 갑자기 넓은 평원이 펼쳐진다. 이렇게 높은 산위에 초원이 있다는게 신기하다. 봄에는 철쭉이 가득하고 겨울에는 눈꽃들이 가득하다. 구름 위로 올라와 있는 기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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