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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2019.07 혼행 : 올레길 6 코스

The most admired 2019. 7. 7. 17:45

오전에 윗세오름을 갔다 온 후 오후에 잠시 시간이 있어 올레길 6 코스를 돌았다. 6코스는 11km로 짧은 편에 속하고 3~4 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다. 6 코스를 돌기 시작한게 오후 4시부터 였고 2시간 정도 지난 후  갑자기 날이 흐려지면서 바람이 심하게 불어 중단하고 복귀했다. 거리상으로 11km 중 약 8키로미터를 걸었다.

6 코스의 특징은 쇠소깍에서 시작해서 서귀포 도심 한가운데 끝나며 제주의 시골 길과, 서귀포의 도심 길을 통과하게 되어 있다. 끝까지 완주하지는 않았고 2시간 정도 걸으면서 이것 저것 많은 생각을 했다. 올레길은 조용하고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길을 걸으며 힐링을 하기에 더 없이 좋은 것 같다.

시작은 쇠소깍이다. 오전에는 아주 맑은 날이였는데, 오후부터는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바람도 심하게 불었다.

쇠소깍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들어가면, 제주의 해안가 시골 풍경으로 변한다. 높은 담장 낮은 지붕의 집들, 중간 중간 비었는지 유리창도 깨지도 마당에 풀이 무성한 집들도 보인다. 그것과 더불어 구석 잘 안보이는 곳에 좋은 집들이 숨어 있다. 서귀포시에서 가깝고 바다 풍경도 있으니 부잣집 별장으로 보인다. 물론, 카페나 리조트 등도 종종 보인다.

마을에서 전복, 소라, 보말 등을 양식한다고 해안가 돌들에 페인트로 크게 써놨다. 아마도 채취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서겠지만, 사실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올레길을 걸으며 요즘 제주의 상황을 본다. 3개월만에 방문한 중문 집근처에는 그 짧은 시기에 흑돼지 집이 2개나 새로 생겼고 건물도 3개가 새로 지어졌다. 장사는 흑돼지만 되는지 다른 식당들은 다 망해가는데 흑돼지만은 넘쳐난다. 7월 휴가철, 그것도 토요일 주말인데, 많은 상점들이 폐업을 해서 임대 문의가 붙어 있고 상당수 카페나 식당이 영업을 하지 않으며 영업을 하는 곳도 사람 몇명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제주도 이곳 저곳에 최근 제주도 유입인구가 크게 줄어들었고 육지로 이주해 가는 인구는 크게 늘어서 인구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를 보여주고 있다. 너도 나도 제주에서 카페하고 식당하는게 유행이였던 몇년 전의 거품이 꺼지고 다시 원래로 돌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와중에 건물은 또 새로 짓고 있는데 가까이 가보면 잠겨져 있고 아무것도 없다. 내가 느끼기에 제주 물가는 렌트카와 숙박을 제외하면 너무나 비싸다. 비싸니 사람들이 많이 안가고 사람들이 많이 안가니 이윤을 맞추기 위해서 비싸게 파는게 반복되는 듯 싶다. 갈치 구이, 갈치 조림, 해물 뚝배기 가격 올라가는 걸 보면 어의가 없을 정도다.

길 입구에 사유지라가 써져있다. 올레길에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면서 소음과 쓰레드 등으로 기존 주민들과 갈등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저런 표시를 한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올레길을 걸으면 같은 방향으로 걷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반대 방향에서 걸어오는 사람들 역시 많이 만나게 되지만 최근에 사람들을 마주친 일이 거의 없다. 관심이 떨어져서 그런것일 수도 있고, 내가 사람들이 많이 안다니는 코스를 걸어서 그런것일 수도 있다.

서귀포 남쪽에 위치해 있는 섬들이 나란히 보인다. 섶섬, 문섬, 범섬이다. 

제주올레 6코스의 후반부에 위치해 있는 칼호텔이 예전에는 사유지를 개방하지 않아서 호텔을 삥둘러서 돌아갔었는데 지금은 안내표지와 함께 노약자와 험한 길을 대신하기 위해 우회로를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2018년 말에 폐쇄한지 9년만에 오픈하였다. 이와 관련해서 말도 참 많았고 한진 갑질 논란중 하나의 사건이기도 했다.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208118)

2001년에 서귀포 칼호텔 코너스위트에 묵었던게 기억 난다. 서귀포 바다와 한라산이 모두 조망이 가능했고 그 기억으로 몇번 더 이용을 했었다.

카카오맵으로 쇠소깍으로 가기 위한 교통편을 찾아보니 서귀포 칼호텔 입구쪽에 520번 버스가 있다. 배차간격은 30분에 한대씩이다. 버스를 타면 쇠소깍 입구까지 간다. 버스를 타고 차를 주차해 놓은 쇠소깍까지 가서 오늘 올레길 일정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