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마카오] 1일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소호, 심포이니 오브 라이트
갑자기 계획 없이 오게 된 홍콩 3박 5일. 7살 때 오고 처음이니 아주 오랜만이고 그 당시는 기억이 거의 없어서 처음 온 것과 마찬가지다.
제주항공 오전 9시 45분 비행기을 타고 홍콩에 12시 30분쯤 도착했다. 제주항공에서 홍콩 할인 이벤트를 해서 적당한 일자와 시간을 검색해 보니 19만원대라 바로 예약했다. 혼자 여행이라 수화물, 좌석, 기내식 모두 선택하지 않았더니 제주도 왕복보다 싸게 티켓팅 했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고 게다가 여행 기간 내내 천둥 번개 강우가 예보 되어 있어서 국룰로 준비한다는 마카오 페리, 피크트램, 유심, 옥토퍼스 카드 등도 사전 구매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왔다.
공항에 와서 우선 유심을 구입했다. 10일 12GB 88달러, 30일 30GB 98달러. 단 10달러 차이지만 12GB로도 충분할것 같아서 88달러 짜리 구매 (5일간 신경 안쓰고 사용했는데 모자르지 않았고 생각보다 홍콩 휴대폰 속도가 느려서 데이터는 충분했다)
다음 할 일은 옥토퍼스 카드 구입하는 것. 이사람 저사람 물어 보니 고속열차 구입하는 곳에 옥토퍼스 구입하는 자판기가 있다. 현금은 안되서 VISA 카드로 구입. 150달러이고 그 중 보증금은 39 달러이다. 111달러 사용 가능하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여행자용 옥토퍼스 카드는 보증금 반납이 안된다고 한다. 대신 -35달러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공항 세븐일레븐에서 -35에 거의 맞게 별 필요도 없는 것들을 샀다. ㅋ 마이너스 사용은 한 번만 기회가 있다고 해서 몰아서 사용했다.
호텔은 홍콩반도 쪽보다는 홍콩섬 쪽이 편리할 것 같아 한국인들에게 가성비와 교통 좋기로 소문난 이비스 홍콩 센트럴 & 셩완으로 예약했다.
https://maps.app.goo.gl/6ju96Kpe71XsUQAp6
대부분 홍콩공항에 도착하면 공항철도를 이용해서 홍콩 시내로 진입하는데 내가 3박5일간 묵을 이비스 셩완 센트럴은 고속열차 보다는 버스 이동이 유리했다. 공항에서 A11을 타면 셩완역에서 내릴 수 있다. 고속철도는 가격도 비싸고 홍콩 센트럴 역에서 환승도 해야해서 시간 상 유리한 점이 없다. 42 HKD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호텔에서 5분 정도 떨어져있다. 호텔에서 공항 갈때도 버스 정거장이 가까워서 공항버스를 이용했다.
아래 구글 지도 아래쪽이 호텔이고 위쪽에 동그라미 표시한 곳이 A11 버스 정거장이다. 한 200 M 쯤 되는 듯. 공항에서 홍콩섬으로 올때는 정거장이 다른데 약간 지도 오른쪽 부분에 있다.
배차 간격도 짧아서 앞차 보내고 다음차 오는데 한 10분 정도 기다린 느낌이다.
이비스에 도착한게 3시쯤이였다. 시티뷰로 예약했지만 사람들이 없어서인지 하버뷰로 업그레이드를 해줬다. 혼자 여행하면서 묵기에는 최고의 조건을 가진 호텔이다. 아마도 내가 그 동안 여행이나 출장으로 이용했던 호텔 중 가장 좁았고 제공되는 물품도 거의 없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4월부터 1회용품 제공이 금지되었다. 진짜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토요일날 레이트 체크아웃 가능하냐고 혹시나 물어보니 2시까지 무료로 연장해줬다. 반나절까지는 유료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단다. (유료는 신청하지 않음)
저 창가 의자에 앉아서 아침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창밖 구경도 하고 즐거운 추억을 많이 남겼다. 업그레이드한 하버뷰이지만 건물들 사이로 살짝 가린다. 그래도 아예 다른 건물이랑 붙어 있는 방에 비해서는 상태가 좋았다.
체크인 하고 짐 정리하고 한 10분 정도 쉬다가 센트럴지역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소호 지역으로 갔다. 트램을 탈까 하다고 생각보다 가깝고 홍콩 골목길 구경도 하고 싶어서 걸어서 이동했다.
걷지 않았으면 볼 수 없었을 아주 홍콩스러운 모습들. 혼자라도 오길 잘했다고 생각된 순간이다. 홍콩의 상징인 트램과 빨간색 구형 토요타 코로나 택시. 트램은 홍콩섬에서만 볼 수 있고 홍콩반도에는 없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 도착. 엘레베이터를 타고 끝까지 타고 올라가면서 주변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홍콩도 우리나라처럼 에스컬레이터에서 오른쪽은 서서 가고 왼쪽은 걸어서 가는 문화가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다가 오늘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먹지 않은 것이 생각나서 주변에서 가장 유명한 그리고 리뷰가 가장 많이 달려 있는 곳인 침차이키에서 점심을 먹었다.
https://maps.app.goo.gl/MZFuebDC2bcaitB9A
구글 리뷰 4.1에 평가도 2,700개가 넘어가니 기대할만 한 곳이다. 대기가 많다고 하는데 오후 4시쯤 먹으러 가서인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갔다.
메뉴는 완탕면, Fish Ball면, 소고기면 그리고 각각을 2개 혹은 3개 섞은 것이 있는데 메뉴판 가장 위에 있는 가장 대표 음식인 완탕면을 먹었다. 가격 40 HKD. 한 7천원 정도 하는 듯.
면이 생소하고 고무줄 씹는 것 같다고 하지만 난 맛있게 잘 먹었다. 옆에 홍콩분 드시는 것을 보니 숟가락에 고추기름과 간장 소스를 부어서 완탕을 찍어드시길래 그대로 따라했다. 면에 직접 소스를 섞는 것보다 훨씬 좋은 선택이다. 당시에는 맛있었지만 사실 홍콩 여행하면서 가장 맛 없는 음식이 침사이키의 완탕면이였다. 그 만큼 먹을 것 많고 다양해서 줄이 길다면 애써 먹지 않아도 된다. (면 종류를 바꿀수 있는 듯 하다. 우리가 흔히 익숙한 밀가루 국수를 선택할 수 있는 것 같다.)
첫째날 첫끼이자 마지막끼를 먹고 나와서 소호 거리, 헐리우드 로드, 벽화 거리 등 이곳 저것 돌아다녔다.
베이크하우스. 에그타르트와 쿠키를 먹기 위해 오픈런을 해야 한다는데. 내가 갔을 때는 사람들이 꽤 있긴 했지만 줄까지 서는 정도는 아니다. 에그타르트와 쿠키 종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패스했다.
여기 저기 그려져 있는 벽화들. 벽화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건물에 장식처럼 그려져 있어서 찾아 다닐려면 발품을 좀 팔아야 한다.
벽화거리에서 제일 유명한 그림인데. 내가 갔을 때는 페인트가 떨어져서 보수 중이였다.
높은 홍콩의 빌딩들과 아파트들. 좁은 땅에 무엇이든 높이 올렸다. 모든 버스가 2층이고, 트램도 2층이다.
과일 파는 곳이 곳곳에 보이는데 그리 싸지는 않다. 다만 싱싱해 보이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어 가격 보다는 상태를 보고 고르는게 좋다. 오렌지가 싸길래 3개를 구입. 17 HKD. 홍콩에 있는 동안 아침 3번을 오렌지 1개, 요거트 1개, 스타벅스 커피로 때웠다.
평소에 아침을 잘 안 먹다보니 미식의 도시 홍콩에 와서 첫날은 완탕면 하나로 끝내고 다른 날 3끼는 오렌지와 커피로 때웠다. (지금 블로그를 쓰는 시점에 다양하게 음식을 먹어보지 못한게 다소 아쉽다.)
다시 이비스 호텔로 와서 조금 쉬다가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러 침사추이 쪽으로 넘어갔다. 걸어갈 수 없는 곳이라 트램과 지하철을 이용해서 침사추이로 갔다. 트램은 3박 5일 여행 동안 정말 많이 이용했다.
이비스 호텔 앞에 있는 트램 정류장. 마지막날에는 멍때리면서 트램을 거의 끝까지 타고 갔다. 홍콩섬 중앙에서만 보이던 화려함과 거리가 먼 또 다른 홍콩을 볼 수 있다.
대부분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스타의 거리나, 시계탑에서 보는데 사람도 많고 복잡하다는 얘기를 듣고 구글지도를 열심히 찾아보니 오션터미널데크라는 곳도 잘 보일 듯 싶어서 찾아갔다. (1층이 아니라 4층 옥상이다. 이부분을 모르고 가서 잠시 헤맸다.)
https://maps.app.goo.gl/AyrRgEC9jScs2qSAA
지하철에서 접근성도 좋았고, 건물도 깔끔하고 데크도 잘 정비되어 있고 게다가 사람도 몇명 없어서 보기편하고 자리 잡기도 좋았다.
8시부터 약 10분간 심포니 오브 라이트 쇼를 하는데 아주 특별나지는 않다. 그냥 레이저를 건물에서 좀 쏘고 음악이 좀 들리는 정도이다. 시간이 안 맞는다면 애써 맞출 필요는 없어 보인다.
호텔로 되돌아 올 때는 스타페리를 이용했다. 여행 기간 동안 4번 탔다. 지하철로 가는 것에 비해서 시간이 좀 더 걸리지만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는 그 짧은 시간이 나름 운치가 있다.
스타페리를타고 센트럴로 넘어와서 트램을 타고 이비스 호텔로 이동했다. 밤에 트램 이층에서 바라보는 홍콩의 모습이 매력적이다.
아침 비행기를 탔기에 여행 당일 이것 저것 많이 할 수 있었다. 첫날이라 홍콩섬 위주로 걷고 구경하는데 시간을 썼다.
아쉬운 것은 이것 저것 먹어 보고 싶었던 것이 많았지만 홍콩의 모습을 눈으로 담기 바뻐 완탕면 하나 먹고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