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황석영 "개밥바라기별" - 추천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을 가볍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수필 같은 느낌이 들고, 작가의 경험에 바탕을 둔 자전적인 느낌이 든다. eBook 기준으로 284 페이지이고 장편 소설이라고 하지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분량이며, 게다가 잘 읽힌다.
글씨기를 좋아하는 고등학생 "준"이 주인공 같기는 하지만, 등장인물들 각자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누가 딱히 주인공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사춘기 시절의 친구들이 20대 초반까지 성장하면서 각자의 시선으로 스토리를 설명하고 진도가 나가는데, 구성이나 접근방법이 새롭고 재미있다. 주인공 시점과, 친구들의 시점이 교차하며 총 13 단원으로 되어 있다.
등장인물들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단원마다 1인칭 시점의 주인공이 변하기 때문에 "나"라는 표현이 누구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글의 내용으로 "나"가 누군지 판단하고 누구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지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등장인물을 정리하면서 책을 읽었다.
준 : 주인공이며, 글쓰는 것을 좋아한다. 중산층으로 살았으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경제적으로 어렵다. 강원도 산에서의 자연인 생활, 무전 전국 여행, 마지막에 만나는 장씨와의 전국을 돌며 일을 한다.
영길 : 준, 영길, 중길이가 길을 가다 중길이가 총에 맞아 죽는다. 모범적이고 성실하다. 그 외에는 딱히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인호 : 아버지와 새어머니 그리고 배다른 동생과 같이 산다. 주인공 준과 함께 설악산에 들어가서 자연인 생활을 하고, 무전여행을 다닌다.
상진 : 부유하다. 자유롭게 살아가는 친구들을 부러워하지만, 그 친구들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정수 : 미술을 전공하지만 선이 아버지의 강압으로 건축학과에 입학한다. 준 & 인호의 무전여행에 잠시 동행한다.
선이 : 아버지가 군인이다. 미대를 가고 싶어했으나 부모님의 권유로 가정학과에 들어간다. 정수의 여자친구다.
미아 : 고등학교 졸업후 명문대에 합격하였지만 부모의 반대로 입학하지 못했다. 구청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며, 돈을 벌어 학비를 마련한 후 대학에 들어갔다. 준의 첫사랑이다.
6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시절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해방과 6.25 전쟁을 거쳐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60년대에 젊은 청년들을 대변하는 각 인물들로 그 시대를 설명하는 것 같다.
간만에 재미있게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