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당동 떡볶이 타운, 한양대학교
추석을 제외한 올해 마지막 공휴일인 부처님 오신날, 게다가 날씨도 좋아서 집 밖으로 나왔다. 어딜가면 좋을까 하다가 옛날 고등학교 시절, 신당동에서 떡볶이를 먹던 생각이 들어서 가족들과 함께 정말 오랜만에 가봤다.
고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일부러 찾아가서 먹었고, 사람도 많고 복잡했으며 그 분위기도 재미있었다. DJ도 있고, 떡볶이 먹은 후 아이스크림이나 팥빙수를 먹던 재미가 있었다.
거의 몇십년만에 찾아간 신당동 떡볶이 타운은 옛 명성을 찾을 수 없을 만큼 한가했다. 상권도 죽었는지 공휴일 저녁 6시에 갔음에도 썰렁했으며 눈에 띄는 떡볶이 집도 두곳 정도 밖에 없다.
아이러브 신당동. 발렛 파킹도 되고 넓은 주차장도 있어 편리해 보인다. 거의 기업 수준으로 크다. 맞은편 원조 마복림 할머니집이 좀더 유명해서 줄도 서 있고 그곳 역시 발렛 파킹을 해주고 있지만, 예전엔 아이러브 신당동이 있던 건물 쪽에서 먹었던 것 같아서 이곳에 들어갔다. 그 때는 이렇게 큰것 같지 않았는데 기억이 가물 가물하다.
뭘 먹을까 하다가 신당동 떡볶이에 계란을 추가했다. 3명이 가서 가격은 18,000원. 여기에 이것 저것 추가해서 가격은 좀 더 나왔다.
아래가 3인분에 계란 2개 추가한 것이다. 음. 모양을 보니, 동네 즉석 떡볶이 집만도 못한 비쥬얼이다. 왜 옛날에는 그렇게 푸짐하다고 생각했었는지 모르겠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는게 잘못이긴 하지만...
한 10분 정도를 끓이니 떡볶이 모양이 나온다. 왠지 부실해 보이기도 하고, 매운맛이 좀 강하게 느껴져서 여기에 주먹밥도 추가 주문했다. 그리고 다 먹고 나서 배가 부르긴 하지만 볶음밥을 안 먹을 수 없어서 하나 추가로 주문했다. 볶음밥을 시키니 재료는 주지만 볶는 것은 셀프라고 알바가 여러번 얘기하고 간다.
가격은 24,500원이 나왔다. 고등학생 때, 싼 맛에 푸짐하게 떡볶이를 먹던 추억을 생각하고 오랜만에 가봤지만 그때의 추억은 생각 안나고 허술하게 나오는 떡볶이에 맛도 별로라 다시는 오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동네 즉떡집이나 차라리 프랜차이즈인 두끼를 가는게 훨씬 훌륭해 보인다. 게다가 볶음밥은 셀프라는 얘기를 몇번씩 들어가면서 먹어야 하나 싶다.
"며느리도 몰라"로 유명한 마복립 떡볶이 집은 줄을 서서 대기할 정도로 성업중이라 궁금하긴 하지만, 다시 이곳을 올것 같지는 않다. 그냥 아주 오랜만에 한번 온것으로 만족하련다.
떡볶이로 저녁을 먹고, 오랜만에 한양대학교에 갔다. 대학생 시절을 벗어나서 처음 와봤는데 학교가 많이 변해있다. 캠퍼스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특히 걸어 올라가기 힘들었던 정문은 완전히 변했다.
완전 대박이였던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 2번 출구. 한양대입구역에서 내려 삥돌아서 정문으로 해서 언덕을 올라왔었는데, 지하철 역에서 에스컬레이터로 올라오면 바로 학교 본관이란다. 지하철 출구랑 직접 연결되어 있는 학교가 과연 한양대학교 말고 또 있을까?